◆…27일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가 열린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각 후보들을 응원하는 지지자들.

"야야~ 야야야야~ 야야야야야야야~”

2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가 열린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 들어서자 그 안은 마치 야구장처럼 열기가 뜨거웠다.

아리랑 목동 등 신나는 응원가가 울려퍼졌고, 지지자들은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할 때 사용하는 막대풍선과 북 등을 이용해 응원의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때때로 지지자들은 광주라는 지역 특성상 '임을 위한 행진곡'도 합창했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저마다의 상징색으로 만든 도구를 활용해 응원을 펼쳐 진풍경을 이뤘다.

문재인 후보는 파란색, 안희정 후보는 노란색, 이재명 후보는 주황색이었다. 특히 안 후보 지지자들은 노란색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붙였고 이 후보 지지자들은 주황색 스카프를 목에 매 눈에 띄었다.

이날 대회장 밖 역시 각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지지자들은 커다란 깃발을 흔들며 후보자 이름과 구호를 외쳤다. 각 지지자들이 들고 있는 피켓엔 '더 준비된 문재인', '확실한 필승카드 안희정', '적폐청산-개혁대통령 이재명' 등이 써져있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 중엔 이 후보 얼굴을 마스크로 쓰고 유세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기장 근처에선 노점상들이 즐비했고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을 예상해서인지 의경도 다수 배치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계된 현장 참여인원 7천여 명에 달했다.

◆…정견발표를 위해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들. 왼쪽부터 이재명 후보, 최성 후보, 문재인 후보, 안희정 후보.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오후 2시 30분께 후보들이 정견발표를 위해 대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지지자들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서로 질세라 경쟁하듯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더 크게 외쳤다.

이날 사회를 맡은 민주당 김영호·송옥주 의원은 "정권교체의 서막을 알리는 광주 호남 경선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우렁차게 개회를 알렸다.

첫 발표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적폐청산'을 강조하며 핏대를 세워 연설해 중간 중간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이 되면 더 나은, 더 많은 걸 바꿀 수 있다. 국민은 정권교체를 넘어 우리 삶의 교체 세상의 교체 진짜교체를 원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이 후보가 가족 불화설에 대해 진솔하게 밝히며 "제가 좀 더 참아야 했다. 제가 부족했다"고 고개를 떨구고 사과하자 지지자들은 함께 숙연해졌다.

문재인 후보는 '반문정서'를 의식해서인지 큰 목소리를 내기보단 진지하고 낮은 목소리로 연설했다. 문 후보 지지자들 역시 타 후보 지지자들에 비해 침착한 모습으로 응원했다.

그는 "2012년 호남의 좌절과 분노는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절대로 호남의 패배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다시한번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다른 주자들에 비해 호남지역을 위한 공약내용을 연설에 다수 실었다. 문 후보가 호남시민을 위한 약속을 발표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마지막 주자인 안희정 후보는 이날 평소 점잖고 부드러운 태도를 벗고 강한 '혁명가'의 모습으로 연설했다. 발표내용에서도 지금까지 민주당 역동의 역사를 함께 했던 점을 강조했다.

특히 "3당 야합을 거부하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1997년 한국의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의 정권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할 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도 함께 박수를 쳤다.

연설 후 약 3 시간가량의 투표·개표시간 동안 각 후보 측 캠프 사람들과 기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경선결과를 예측하는 대화를 나눴다. 또 예상결과를 두고 내기를 걸기도 했다.

이날 초대가수 안치환씨의 공연으로 호남 경선의 분위기는 한 껏 달아올랐다.

그의 히트곡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위하여" 등을 부를 땐 각 후보 지지자들이 떼창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안치환씨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다음 대통령이 내년 5.18 때 광주에 내려와 이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일 광주 투표장에서 투표하고 있는 호남권 대의원 선거인단

이날 호남권역 대의원 투표 시간 동안에도 지지자들의 응원열기는 식지 않았다.

다만, 문 후보 지지자들이 대부분 대의원 현장 투표에 참석해 다른 후보 진영 보다 자리가 많이 비었다.

반면 이재명 후보 타 지역에서 온 원정 지지자로 '진짜교체'라고 적힌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대회 시작과 끝까지 이 후보를 응원했다.

개표 발표 시기에도 "이재명"을 외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하지만 막상 개표 최종합산결과 문 후보가 60.2%로 압승하자 이 후보 지지자들은 격분하며 팜플렛을 내던졌다.

이어 격앙된 목소리로 "집어쳐라, 이건 부정투표"라고 외치는 열성 지지자도 눈에 띠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은 오히려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개표결과를 발표한 홍재형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안희정 후보를 '안정희'라고 2번이나 잘못 말하자 지지자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호남권역 경선투표 승리자인 문 후보 지지자들은 노래를 부르고 부부젤라르 부르며 자축했다. 다만 상대진영을 자극하는 언행은 자제했다.

문 후보는 "기대 밖으로 아주 승리를 거뒀다 압도적 지지 모아주신 우리 광주 시민 전남 도민 전북도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좋은 후보들 경쟁 속에 기대 밖의 큰 승리"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이제 충청에서 다시 만회하고 영남에서 버텨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모여 있는 수도권에서 최종 역전의 기회 만들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표명했다.

이 후보는 "의미있는 2등을 당연히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좀 더 가다듬고 열심히 우리 국민들께 설명 드리고 좀 더 애써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