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사청문회에 임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野 "사돈 설득해 며느리 자금 출처 통장사본 제출하라"

24일 국회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배우자 위장전입, 아들 병역면탈 등의 의혹과 아들 부부의 전셋집 마련, 증여세 등까지 샅샅이 들여다 본 '현미경' 검증이 이뤄졌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어깨 탈골로 수 차례 전신마취 수술을 한 이 후보자의 아들의 병역 면제 사유를 거듭 캐물으며 일부러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한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애썼다.

나아가 며느리와 사돈의 통장내역까지 요구하는 등 집중포화를 쏟아내 여권 지지 유권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기도 했다. 이에 반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책임총리로서의 역량검증에 집중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이 후보자의 아들 신혼집 전세자금 증여세 탈루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바 있는 전세자금 3억4000만원의 출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는 전세자금 3억4000만원 중 아들이 1억원, 며느리가 2억4000만원을 냈다고 했다. 이 중 4000만원은 예금이고, 2000만원은 차 판매대금, 나머지는 축의금이라고 했다"며 "축의금은 원칙적으로 혼주 귀속으로 이것도 증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며느리는 대학원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했고, 일본 유학 중 2억4000만원을 어떻게 모았는지 의문"이라며 "저녁 식사에서 사돈을 설득해 며느리의 자금 출처 부분을 소명할 수 있는 통장 사본을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 배우자 그림 전시회, 며느리 연주회 부분도 문제삼았다.

강 의원은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 배우자의 그림이 전남 지방의원들에 대해 강매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며 "배우자가 그린 총 75점의 그림 중 몇 점이 누구에게 팔렸는지 등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2점은 전남 산하 공공기관이 구매했다. 당시 개발공사가 경덕 골프장을 열던 시절인데, 거기서 14점의 그림을 샀다. 제 아내의 그림은 400~500만원으로 최저가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배우자의 그림전시회가 언론에 보도된 점, 며느리의 연주회에 전라남도 유관 기관에서 화환이 왔던 점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는 유명한 화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가 의원이던 2013년 한겨레 신문에 전시회가 보도됐다. 이는 의원실에서 부탁하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는 기사"라며 "또한 영광신문에도 이 후보자 배우자의 개인전 보도가 나갔다. 이는 아주 비상식적인 일이며 공직사회에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말헀다.

또한 "신문에 공직자 부인이 개인전을 한다고 하면 수많은 산하기관에서 체크하고 홍보실에서 화환도 보내고 그림도 사지 않겠나"라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유관기관에 대한 그림 강매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며느리 연주회 때도 전라남도 산하 기관에서 화환이 왔다. 또한 총리 지명을 앞둔 지난 4~5월에는 배우자가 또 개인전을 열었다"며 "대한민국 역사에 다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앞으로 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배우자의 전시회를 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 위장전입·병역면탈…이낙연 "위장전입, 이번에 알았다, 송구" = 이날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돼왔던 이 후보자 배우자의 위장전입, 아들의 병역면탈,  의혹도 집중 추궁됐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배우자가 좀 더 편한 학교에서 근무하기 위해 9개월간 위장전입한 사실을 몰랐나"라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이번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위장전입은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라며 "국민들께 사과할 생각이 없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럽다. 가족이라고 해서 제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완벽하게 살고싶었다.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터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이 어깨탈구로 인해 병역면제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의도적 병역면탈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아들의 어깨탈구가 지속적으로 계속됐다고 하면 군대를 가고싶어도 못가는 상황이 인정된다"며 "어깨에 별 문제가 없었다면 병역처분 변경원을 제출하면 된다.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 아니라 정말 군대에 가고싶었다면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도 이러한 부분을 문제삼았다. 정 의원은 "현행 병역법상 특별히 문제가 없는 한 가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병역법에서는 만 34세 이전에는 갈 수 있도록 되어있다. 지금으로서는 아들이 결혼도 했고, 뇌하수체 종양 수술 후유증도 있어서 가기 어렵다고 이해하면 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이 뇌수술을 받고 나서 입대를 포기했다. 현재는 처자식을 부양하는 가장이고, 둘째 애를 갖고 있어서 구차하지만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 등이 책임총리로서 국무위원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것을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총리가 최종 책임자이며 의사 결정권자라는 각오로 임하라는 뜻으로 안다"고 각오를 다졌지만, 국무위원 제청권 등 실질적 권한 행사에 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총리인사권을 붙여 말씀한 적이 없고 헌법상 국무위원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청권과 인사권이 충돌하지 않으니 적극 행사하고, 특히 해임건의권은 단호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전혜숙 의원도 "그동안 우리는 대통령 지시를 받아쓰기 하는 총리와 장관만 봤다"며 "정해진 대로 제청만 해서는 내각을 총괄할 수 없다"고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