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미국 전역 4692개 월마트에 지난 6월 입점 완료
美 의회, 국방부 이어 백악관, NASA, UN본부 진출 노려 

농심이 국내시장에서 매출 정체에 빠져 고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신라면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신라면을 미국의 월마트 4692개의 모든 매장에 입점했으며 의회와 국방부 등 정부기관 내 슈퍼마켓에도 진출했다. 농심은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백악관과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의 진출도 추진하며 승부수를 던지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 0.9% 감소 vs 미국 법인 15.4% 증가 

23일 농심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기준 지난해 국내법인 매출은 1조8622억원으로 전년도 1조8787억원대비 약 0.9% 줄어든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1억8000만 달러(원화 기준 약 2046억)로 전년도의 1억5600만 달러(약 1744억원) 대비 약 15.4% 늘었다. 특히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법인 실적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1억3600만 달러에서 2015년 1억5600만 달러로 약 14.7%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5.4% 늘어난 1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매년 성장률을 높이고 있다.

농심은 올해 미국법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22.2% 늘어난 2억20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마트(위부터), 코스트코 내 신라면 판매 매대 및 라스베가스 버스 광고 .  사진=농심 제공

이같은 성장세에 고무된 농심은 지난 6월 미국 최대 유통채널인 월마트의 4692개 전 점포에 신라면 입점을 완료시킨데 이어 하반기 미국의 심장부인 백악관과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 주요 정부기관 내 슈퍼마켓에 진출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먼저 농심 '신라면'은 한국 식품 최초로, 지난 6월 미국 전역 4692개의 월마트(Wal-Mart) 전 점포에 입점을 완료함으로써 미국 전체 유통시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판매망을 갖추게 됐다.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세계적인 식품회사 중에서도 대표 제품만이 월마트 전 점포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농심 신라면은 이들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품으로 위상을 갖추게 됐다.

농심은 2013년 세계 최대 유통회사인 미국 월마트와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직거래 계약을 맺은 이후, 대도시 매장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늘려왔다. 4천여 개의 월마트 대형매장부터 시작해 최근 소도시 월마트 중소형 마켓까지 제품 입점을 모두 마쳤다.

농심은 월마트와의 1:1 직거래를 맺으면서 미국 현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월마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영업을 진행했으며, 매장 바이어와의 협업으로 신라면 진열과 판촉행사 등을 효과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월마트 매출도 매년 약 30%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전 점포 입점이 완료된 올해부터는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농심 측은 분석하고 있다.

농심은 월마트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에 기반해,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의 입점도 진행하고 있다. 월마트 성공사례를 활용해 소규모 점포로까지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아메리카 신동엽 법인장은 “농심은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농심 특설매대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년 내에 일본 브랜드를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2016년 유로모니터 자료를 기준으로 일본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미국 라면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 국회의사당(US캐피톨) 내 신라면 판매대 모습...농심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미국 심장부인 핵심 정부기관에까지 입점을 추진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의 새로운 승부수도 던지고 있다. 현재, 신라면은 미 국방부, 국회의사당(US Capitol) 등지에서 라면류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다.

농심이 미 국회의사당과 국방부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5월. 약 2만5000명이 근무하고 하루 방문자만 5000여 명에 달하는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입점은 매출을 떠나 미국 내 브랜드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것이 농심 측 설명이다.

현재 농심은 미국 국회의사당과 국방부를 비롯해 국립보건원(NIH), 특허청(USPTO) 등 7개 정부기관에 신라면, 신라면블랙, 너구리, 김치사발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아메리카 김병오 뉴욕지사장은 “신라면이 이제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미국의 관문 뉴욕JFK공항과 워싱턴 공항, 주요 대학인UCLA, 뉴욕대 등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백악관,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 또 다른 기관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라면은 한국인의 매운맛을 콘셉트로 1986년 출시돼 라면시장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장 대표 브랜드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약 7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한국의 맛을 알리는 식품외교관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농심의 미국시장 공략 승부수가 정체 상태에 처한 국내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농심의 성장을 지속 견인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